ᴍᴏɴᴛʜʏ ʀᴇᴄᴏʀᴅ/2024

#240722 부서질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파도처럼

bxttxr 2024. 7. 22. 18:39

안녕!
7월만 오길 기다렸는데 왜이리 힘든지 모르겠어요.
아프기도 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생겼어요.
흔히 요즘..억까라고 하잖아요,
세상이 가만히 있는 날 억지로 곤경에 빠지게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아왔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요..

저를 가장 사랑해준 할머니께서 18일에 소천하셨어요.
처음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만 흘렸어요.
아직도 닥쳐오는 슬픔에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지만
할머니가 드디어 고통에서 해방돼 할아버지를 뵙게 된 것, 고모들과 부모님께서 할머니의 고통을 지켜만 볼 수밖에 없어 마음 아팠던 시간이 끝나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전 사실 고향이라는 개념이..없어요 ㅎ
광주에서 태어나 제 삶의 약 4분의 3을 목포에서 보냈고 본관인 영광을 방문한 것도 10번 미만이에요.
목포와 광주에서만 직장을 잡으려고 했던 것도
고향을 벗어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지만
사실 할머니와 가까이에 있으려고 했었기 때문인데.....
그러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 제 고향이 사라진 기분이에요.
아가페적인 사랑을 주시는 분이 없으니
저는 껍데기만 남은 것 같지만
받은 사랑 다른 이들에게 베풀며 열심히 살아가려구요.

사람들 저마다 제각각의 삶을 살아가지만
삶과 죽음의 섭리는 벗어나지지 않잖아요.
우린 언젠가 모두 헤어지겠지만
그래도 현재를 열심히 최선을 다 해 살아보는거죠.
다 알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살아보는거죠..!
말이 너무 길죠?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이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렇게 산수가 좋은 곳에 계세요.

이 글을 올리는 오늘은 할머니의 삼우제를 지낸 날이에요.
이번을 계기로 저는 친척들과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더 잘지내기로 했어요... 너무 고마운 사람들이 많아요.
위로의 말씀 모두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모셨어요.

영광 사투리로 내야 사랑 내야 강아지 하며
안고, 손 잡고, 생선 가시 하나하나 다 발라주던 그 사랑도
모두 제가 잘 품고 힘들 때마다 꺼내어 추억할테니
할머니는 좋은 곳에서 더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거고,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더라도
나쁜 사람은 되지 않을거니까...
제 걱정은 그만 하시고 이제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7월 기록은 쉬어갈게요,
도저히 쓸 용기가 나지 않아요 ㅎㅎ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털어내고 다시 돌아올게요.
안녕!

할머니 사랑해!
우리 꼭 다시 보자.